재개발 조합원 과반수 동의 땐 ‘1+1분양’ 취소 가능…정비업계 대혼란

작성일 2026.01.08 | 조회수 39

재개발 조합원 과반수 동의 땐 ‘1+1분양’ 취소 가능…정비업계 대혼란

재개발·재건축조합이 1+1분양을 약속받은 조합원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 후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해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정비업계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관리처분계획 수립 전까지는 조합원 과반수 의결만 있으면 이미 조합원 분양을 했더라도 1+1분양을 취소 및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판결로 인해 정비사업에 큰 혼란이 오고 있다. 다주택자 및 대토지소유자들의 권리보호와 정비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1+1분양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수많은 사업장들의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규모 주택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주택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화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2심 법원 “관리처분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 동의로 1+1분양 취소 가능”=최근 서울 마포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이 1+1분양 취소를 둘러싼 2심 재판에서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1+1분양 신청을 받았다고 해서 확정된 것이 아니며, 조합원 분양에 대한 권리는 관리처분계획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1+1분양 신청을 받았더라도 관리처분계획 수립 전까지는 조합 총회에서 과반수 의결을 통해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조합원의 분양에 대한 구체적인 권리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될 때 비로소 확정된다”며 “사업시행계획 단계에서 1+1분양을 신청했다고 해서 이미 확정된 권리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합 정관이나 총회 결의를 통해 1+1분양 제도를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조합의 자치 범위 내"라며 “조합원 과반수가 동의하면 변경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1분양은 정비사업에서 토지 지분이 큰 대토지소유자가 기존 소유 면적에 비례해 2채 이상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토지 지분이 일정 규모 이상인 조합원에게 1채를 더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이 제도는 대토지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투기 논란 등으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1+1분양을 약속받은 조합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며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에서 1+1분양을 신청하고 비용을 부담했는데, 나중에 조합 총회 결의로 일방적으로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토지소유자 권리 보호 ‘구멍’…동의서 징구 더 어려워질 듯=이번 판결로 대토지소유자 등 소수 권리자 보호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정비사업에서 대토지소유자는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인데, 1+1분양이 보장되지 않으면 조합설립 동의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전문가는 “대토지소유자는 일반 조합원보다 토지 지분이 크기 때문에 분양 조건이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1+1분양이 언제든 취소될 수 있다면 대토지소유자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아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대토지소유자들이 1+1분양 보장을 요구하며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추진위원장은 “대토지소유자 1~2명이 동의하지 않으면 조합설립 동의율을 채우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며 “1+1분양을 확실히 보장해줘야 동의를 받을 수 있는데, 판례가 이렇게 나오니 설득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판단·3년 전매제한…제도 외면받나=1+1분양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대법원은 1+1분양을 받은 경우 다주택자로 판단해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1+1분양으로 받은 주택에 대해 3년 전매제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법 개정안이 추진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처럼 1+1분양 제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도 자체가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우진 세무법인 이레 대표세무사는 “1+1분양을 받으면 다주택자로 분류돼 양도세가 중과되고, 3년간 팔수도 없다면 사실상 불이익만 있는 제도”라며 “대토지소유자들이 차라리 1+1분양을 포기하고 현금청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1+1분양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