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의 쟁점

작성일 2021.12.25 | 조회수 322

재개발·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의 쟁점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조합 총회가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전자투표를 통한 비대면 총회가 불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의 한 재개발 조합은 강남구청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강남구 모처에서 강행하였다. 지자체 경고에도 조합이 총회를 강행하는 것은 안건 의결을 위해선 일정규모 이상 조합원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때문이다.

도시정비법은 모든 총회는 조합원 10% 이상이, 창립총회,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 및 변경,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의결하는 총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회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하고, 심지어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의거 시공사 선정은 조합원 50% 이상이 직접 참석을 하여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의 정비사업 조합은 총회개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총회에서만 수립·의결하여야 하는 안건들을 상정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기한이 넘어가거나 예산을 수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종래 주택법에서 먼저 인정되었던 전자투표, 전자총회가 이제 도시정비법에서도 명문화되었다. 전자투표를 허용한 개정된 도시정비법은 2021. 11. 11.부터 시행되었고 시행일 이후 개최되는 총회에서부터 적용된다.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 제8항과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42제 제3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45조 제8항은 ‘제5항에도 불구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제1호에 따른 재난의 발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시장ㆍ군수 등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전자적 방법(「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정보처리시스템을 사용하거나 그 밖의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정족수를 산정할 때에는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42조 제3항은 ‘법 제45조 제8항 전단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제1호에 따른 재난의 발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1.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의 발생 2.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제 1항 제2호에 따른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재건축 등의 구역에서 전자투표로 총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건은 ① 재난이 발생하거나 감염병 예방조치로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져야 하고, ②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군수, 자치구의 구청장(시장·군수 등)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가능하며, 이 경우에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보아 사실상 조합원이 현장에 직접 출석하지 않더라도 전자투표 방식으로 총회 개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조합에서 전자투표가 간편하다고 하여 임의로 전자투표 방식으로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전자투표의 경우에 조합 정관에 명시하지 않고 바로 시행가능한지가 문제되었으나, 2021. 11. 11. 시행된 도시정비법에 따라 조합 정관의 개정 없이도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전자의결권 행사에 부정적인 조합은 조합 정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다행히 이런 논쟁은 무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재난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조합원이 직접 출석하지 아니하고 전자투표 방식으로 총회 개최가 가능해지더라도 총회의 의결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으려면 조합원 상호 간 토론권 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함은 마찬가지이다. 유튜브 중계방식으로 진행된 총회 의결의 효력에 관하여는 최근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8. 2020카합22332)에서 “회의의 본질을 고려할 때 적어도 구성원 중 2인 이상이 참석하여 토론의 가능성이 열려 있어야 이를 유효한 총회의 성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의결권이라는 것은 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토론이나 안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고, 결의자가 토론 전에 미리 자신의 의사를 정하였더라도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결의내용을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도록 그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토론이나 회의체결정의 핵심적인 존재가치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조합이 조합원 직접출석 없이 전자투표방식으로 총회를 진행하더라도 조합원들의 토론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총회가 운영되도록 하여야만 할 것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고민할 부분이다.

한편, 스마트폰 또는 PC가 없거나 전자인증을 할 수 없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직접 전자투표 방식으로 투표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자투표와 전자총회의 진행은 당분간은 법률적 자문을 통해 총회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추후 총회의 효력 정지, 취소, 무효 소송 등의 분쟁이 예상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